STUDY

[시장분석] 인구의 고령화와 게이머의 고령화

곤/ 2024. 10. 25. 16:57

부모 세대가 게임을 한다는 것은 게임의 저변 인구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구가 고령화된다는 것은,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의 인구도 같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과 같다. 새로운 10대, 20대 사용자의 유입은 줄어들고, 40대, 50대의 게이머 비중이 앞으로 한동안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날짜 2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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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 변하지 않더라도 신체 반응, 속도, 전략을 짜는 머리 싸움은 변할 수 밖에 없다. 최근 다른 기사에서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라이브 서비스보다 싱글 플레이를 선호한다는 지표를 본 적 있다. 게이머의 연령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선호 기조가 달라지는구나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10-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발전한 게임 산업에서, 점점 높아지는 연령대에 맞춘 게임이 기획되고 있을까? 리니지를 하던 사람들은 계속 리니지를 하고, 콘솔 게임을 하던 사람들은 계속 콘솔 게임을 하겠지만,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중·장·노년층에게 적합한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플랫폼 별 연령 분포

 

PC 게임 모바일 게임
콘솔 게임 아케이드 게임

2023 게임이용자 실태조사_한국콘텐츠진흥원

 

플랫폼 별 연령 분포는 오랜 시간 동안 예상하던 바와 비슷했다. 모바일은 스마트폰과 친숙한 10대의 비율이 높고, PC는 컴퓨터와 친숙한 20대가 높으며, 콘솔은 20~40대에 분포되어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전체의 50대~ 비율인데, 특히 모바일 게임에서는 60-64세의 비율도 꽤 높았다. 전체 게임 이용율에서도 50대(45.7%/이용자 대비), 60-64세(29.9%/이용자 대비)로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60세 3명 중 1명은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지표를 보고 생각했던 것보다는 높은 수치라 생각했다.

 

게임이 어린 친구들의 취미로 남는 게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르는 거대한 문화 활동이 되었다는 지표이기도 했다. 부모 세대의 게임 플레이는 인구세대의 고령화와 게임 산업의 전반적인 확장을 보여준다. 본문의 내용처럼 저출생으로 인해 결국 젊은 세대는 줄어들 것이고, 새롭게 게임을 플레이할 노년층과 계속해서 게임을 좋아할 노년층을 타겟으로 한 기획이 필요할 것이다.

 

장수 게임의 존재

 

최근 넥슨이 기존 IP를 종적 성장하고 신규 IP를 횡적 성장한다는 전략을 발표하였다. 많은 게임사들은 자신만의 IP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국내 게임사 중 대표적인 장수 IP를 가지고 있는 곳들도 많다. 그러나 넥슨의 발표와 같이, 신작 발표를 놓치지 않으며 자신들의 IP를 발전·확장시키는 성장 목표를 가진다.

 

매니아층이 좋아하는 IP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사업은, 결국 매니아층이 지속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발판을 만든다. 던전 앤 파이터의 세계관 공유, 메이플스토리의 블록체인 버전, 리니지의 끝없는 확장 등 연령대가 높아져도 계속 즐기고 싶은 게임은 나만의 오롯한 취미, 인생게임이 되어 한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의지를 보여준다. 단순 취미로 존재하기엔 투자한 금액도 높고, 애정도가 높기 때문에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다. 오랜 게이머들에겐 자신들이 좋아하는 IP가 서비스 중단 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것만으로도 게임을 지속해서 즐기는 연유가 되겠구나 싶었다.

 

싱글 플레이를  선호하게 되는 이유

 

연령대가 올라갈 수록 라이브 서비스 멀티 게임보다 싱글 플레이를 선호한다는 지표를 보고, 싱글 플레이를 선호하게 되는 이유도 고민해보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싱글 플레이 게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대학 동기와 새벽까지 과제를 하다가 PC방에 도란도란 앉아 바람의 나라 속에서 아침을 맞이했고, 출퇴근이 왕복 4시간이었던 인턴 시절에도 밤을 새서 림월드의 기지를 쌓았었다. (오히려 출퇴근 시간이 길어서 지하철에서 숙면을 취하고 개운하게 출근 컨디션을 맞추던 광기의 22살이었음) 과업과 과도한 스트레스가 쌓인 날에 하고 싶은 게임이 전두엽을 지배한다. 그런데 이때 했던 게임들은 다 치열한 경쟁이나 머리를 써야하는 것들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열심히 현생을 살다 돌아와도 그 상태 그대로 나를 맞이하는 세상이 너무나 편안하고 좋았다.

 

물론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라고 반드시 PvP에 몰두해야 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건 아니다. 당연히 설계에 따른 하나의 특징일 뿐이고, 멀티플레이나 PvP가 아닌 다른 특장점을 강조하는 게임이라면 충분히 유저가 휴식할 수 있는 게임이 탄생한다. 원신의 경우 4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지만, 유저의 플레이에 맞춰져 있는 인게임 시간이 굉장한 안정감을 제공한다. 내가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면, 결국 접속하지 않으면 흐르지 않는 게임, 과도한 경쟁도 플레이 해야하는 요소(피로도=레진 제외)도 없는 게임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게임이 치열한 전투, 복잡한 조작법, 잘 모르고 새로운 IP라는 요소를 가질 수록, 나이가 들어가는 유저들을 사로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날의 휴식같은 게임을 요구하는 세대에게, 편리성과 플레이 취향을 고려한 게임의 기획이 필요한 시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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